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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테크의 엇갈린 행보: 칩·모델·돈

오픈AI가 자체 AI 칩을 공개하고 미스트랄이 매출 10배 성장을 알리는 가운데, 애플은 시리 AI 업그레이드를 예고했다. 챗봇 유료화 경쟁까지 더해져 AI 패권 다툼의 최전선을 분석한다.

풀스택 AI를 향한 질주: 오픈AI의 칩 독립 선언

오픈AI가 마침내 엔비디아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자체 설계한 AI 추론 전용 칩 ‘할라페뇨’ 를 전격 공개한 것이다.

이 칩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하드웨어 하나를 추가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모델을 활용해 설계부터 테이프아웃까지 단 9개월 만에 해치웠다. 통상 2~3년 걸리는 고성능 ASIC 개발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한 셈이다. AI가 칩 설계를 돕고, 그 칩으로 다시 AI를 구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노리는 포석이다.

구체적인 성능 수치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오픈AI는 “최첨단 가속기보다 와트당 성능이 훨씬 뛰어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관건은 이 칩이 연구실을 벗어나 실제 양산 라인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다. 초기 설계와 검증에만 최대 1억5000만 달러가 드는 반도체 사업은 자금력 싸움이다. 오픈AI가 풀스택 AI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오픈AI CEO와 브로드컴 CEO가 할라페뇨 웨이퍼를 들고 있다

유럽의 반격: 미스트랄 AI, ‘챗봇’ 그 이상의 야망

프랑스에서 시작된 미스트랄 AI가 2026년 7월 현재 심상치 않은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간 반복 매출(ARR)이 1년 전 2000만 달러에서 올해 2월 이미 4억 달러를 돌파했다. 회사 측은 연내 10억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지점이 있다. 미스트랄을 ‘유럽의 오픈AI’로 보는 시선이다. 챗봇 ‘르챗’이나 자체 모델로 챗GPT·클로드와 정면 경쟁할 거라 예상하지만, 실제 전략은 판이하다.

  • 팔란티어 방식 추종: 정부나 대기업 현장에 엔지니어를 투입해 맞춤형 AI 도입을 지원
  • 주권 기술로서의 AI: 유럽의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치적 흐름 속에서 ‘독립적 AI 인프라’라는 가치를 등에 업음

트럼프 행정명부로 앤트로픽이 모델을 잠정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미스트랄에 대한 관심은 더 뜨거워졌다. 곧 단순 AI 스타트업이 아니라 지정학적 리스크를 헤지하는 전략 카드로 부상한 셈이다. 23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루머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미스트랄 AI 관련 이미지

시리의 명예 회복? 애플이 거는 마지막 승부수

애플은 WWDC 2026에서 마침내 제대로 작동하는 시리를 공개했다. 지난 2년간 ‘애플 인텔리전스’를 외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초강력 시리’는 번번이 약속만 무성했다.

이번에 발표된 시리 AI는 복잡한 질의를 처리하고 여러 명령을 연쇄적으로 실행한다. 발표와 동시에 엔가젯이 직접 체험해본 결과 “실제로 쓸 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단, 모든 아이폰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 지원 기기: 아이폰 15 프로 이상, 애플 실리콘 탑재 아이패드·맥
  • 2024년형 아이패드 미니도 A17 Pro 칩 덕분에 포함
  • iOS 27 정식 출시와 함께 베타 형태로 먼저 제공되며, 수동 옵트인 필요

애플의 조심스러운 롤아웃 방식은 지난 2년간의 학습 효과다. 화려한 데모로 기대를 키웠다가 실제 성능에 실망시키는 패턴을 반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무료는 없다: 챗봇 유료화의 민낯

AI 챗봇의 시대가 열리면서 이제 무료로 좋은 서비스를 쓰는 시대는 끝났다. CNET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은 월평균 구독료로 111달러를 지출하며, 이 중 연 252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에 낭비한다. AI 챗봇도 예외가 아니다.

주요 챗봇의 유료 플랜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가격 체계가 드러난다. 챗GPT만 해도 Go·Plus·Pro·Pro+로 나뉘고, 제미나이는 Plus·Pro·Ultra로 세분화되어 있다. 크레딧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광고 제거를 유료 조건으로 거는 등 수익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한 달에 20달러를 내는 게 기본이 된 시대.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한 사용자라면 괜찮지만, ‘더 나은 AI’를 기대한다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결국 인프라와 수익 모델 싸움

지금 AI 업계는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다. 오픈AI처럼 물리적 인프라까지 통제하려는 수직 계열화 전략과 미스트랄처럼 특정 시장과 고객층에 깊숙이 침투하는 전략이 충돌한다. 애플은 자체 생태계에 AI를 스며들게 하는 방식으로, 챗봇 업체들은 서비스 유료화로 살길을 찾는다.

공통된 지점은 하나다. 더 이상 기술력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칩 설계 능력, 안정적 공급망, 그리고 실제로 돈을 내게 만드는 제품 설계가 어우러져야 생존할 수 있는 국면이다. 이 넷의 보도는 그 각축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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